
한국어 문법의 기본 성격
한 언어의 특징은 우선 그 어순에 의해서 드러납니다. 따라서 한국어의 특징을 보기 위해서도 그 어순에서의 특징을 살펴보는 것이 유익합니다. 한국어는 경어법이 발달되어 있다든가, 의성어와 의태어가 발달되어 있다든가, 많은 문법적 사항이 조사와 어미, 특히 어미에 의해 결정된다든가 등 여러 특징을 지적할 수 있지만 이 글에서는 어순에서의 특징만 적고자 합니다. 특히, 영어 등과 비교하여 한국어가 그 어순에서 어떠한 특징이 있는지 살펴보겠습니다.
1. 서술어가 문장 끝내 놓인다.
한국어는 기본적으로 '주어-목적어-서술어'의 구조를 가집니다. 즉, 문장의 첫머리에 주어가 오고, 문장 끝에 서술어가 오며, 목적어가 그 사이에 오는 구조를 가집니다. 흔히 세계의 언어를 어순의 유형에 따라 SVO 언어, SOV 언어, VSO언어 등으로 나눕니다. 문장을 이루는 세 가지 핵심 요소인 S(Subject, 주어), O(Object, 목적어), V(Verb, 서술어)를 상호 간의 위치에 따라 세네 가지 유형으로 나누는 것입니다. 이 분류에 의하면 한국어는 SOV 언어에 속합니다. 그만큼 '주어-목적어-서술어'의 구조는 한국어의 문법 구조에서 가장 핵심적인 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. 또한, 서술어가 문장 끝에 놓이는 특징은 한국어를 특징짓는 가장 중요한 요소입니다.
2. 꾸미는 말이 꾸밈을 맏는 말 앞에 놓인다.
한국어는 수식어, 즉 꾸미는 말이 반드시 피수식어, 즉 꾸밈을 받는 말의 앞에 놓입니다. 명사를 꾸미는 관형어는 명사 앞에 놓이고, 용언 등을 꾸미는 부사어들은 그것들의 수식을 받는 말 앞에 놓입니다. 문장이 단어를 꾸미는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.

3. 조사나 어미 등의 문법적 요소들은 뒤에 덧붙는다.
한국어는 교착어로서 조사나 어미와 같은 문법 요소들이 발달되어 이것들이 더덕더덕 많이 붙는데, 이들은 늘 그 몸통이라 할 명사나 어간의 뒤쪽에 붙습니다. 영어 등의 전치사와 같은 용어와 관련시켜 이름을 붙인다면 후치사라고 할 만한 성질을 가지고 있습니다.
4. 의미 범위가 큰 쪽이 앞에 놓이는 어순을 취한다.
공간적으로나 시간적으로나 의미 범위가 큰 쪽이 앞에 놓이는 것이 한국어의 일반적인 특성입니다. 이 점은 영어 등에서 범위가 작은 것이 앞에 오는 일이 많은 것과 대조적이라고 할 만합니다.
5. 한국어의 어순은 자유로운 편이다.
'주어-목적어-서술어'가 한국어의 기본 어순이지만 한국어는 이 어순에 꼼짝달싹 못하게 얽매어 있는 않습니다. 어순에 어느 정도의 융통성이 있는 것입니다. 이러한 융통성은 조사 덕분입니다.